W Fixer :: 45년 전의 기록 - 종군 기자의 인터뷰
2021-08-31 17:22

거의 8년 전 글...^^;

커뮤 세계관 느낌 알려주는 용으로 작성했었음

 

일련번호 : 230000145 - D2005

열람등급 : D (해당 내용은 쉘터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열람 가능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45년 전 한 종군기자가 무장지대와 비무장지대를 다니며 인터뷰하고 작성한 기록이며, 원문은 케테르 기록보관소에서 보관 중이다.

훼손된 부분은 게시하지 않았으며, 해당 부분은 B-(1)등급 이상의 권한을 가진 사람이 직접 승인해야 열람이 가능하다.

 

 

45년 전의 기록 : 종군 기자의 인터뷰

 

전쟁의 시작 무장지대에서 만난 전(무기상과의 인터뷰

 우리는 전쟁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 아니라고? 말을 바꿔야겠군. 적어도 난 전쟁을 원했었네. 계속되는 경기침체. 늘어나는 미해결 범죄사건들. 권력을 가진 이들의 알력다툼. 무기상에게 최고의 메뉴니까. 지금의 상황은 내가 판 한 정의 총자루가 기여했지. 여러 나라를 떠돌며 얻은 지론이니 믿어도 좋아.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눈 뜨고 보기 힘든 전쟁을 많이 겪어왔지만, 그중에서도...잠시 담배 한 대만, 하하. 서두르지 말게. 얘긴 길어.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젊은이? 아아. 샤를과 카네토. 두 나라는 오래전부터 사이가 나빴었어. 국경을 맞댄 강대국. 맞닿아 있는 국경에서 사는 그 나라 주민들은 언제나 사소한 것으로도 크게 싸우곤 했었지. 뻔하지 않나. 밥그릇 다툼이란건 만국불변이야. 생이 달려있으니 더욱 더 처참할 수 밖에 없으며, 전쟁이 쉽게 일어난다네. 없으면 싸울 이유를 만들면 돼. 국경 근처에 오래된 원자력 발전소라든가? 하하하, 나야 두 나라를 부지런히 오가며 무기만 팔면 그만이였어. 모름지기 장사치란 손님이 원하는 것을 한 발 앞서 제공해야하는 법이야. . 그 눈빛을 거둬줬으면 좋겠군. 아쉽게도 내가 나설 상황까지 가지 않았거든. 시끄러운 국경에서 시민들끼리 싸움이 났고, 고의인지 실수인지 발포된 단 한 발의 탄환이 사람을 죽였네. 무슨 말인지 알겠나? 사람이 죽었단 말일세. 찬찬히 쌓여가던 악감정이 결국 터져버린걸세.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 또 싸움, 싸움....성난 민심을 진정시키려고 두 나라에서 서로 서로 조사단을 파견했었네만, 지금 생각해보니 재앙을 크게 부풀리는 꼴 이였어. 그것도 모르고 멍청한 난 무기밀매 전성기의 시작이라며 좋아했었고... , 이 뒤는 자네도 알텐데? 정확한 진상규명은 커녕 서로 잘못을 덮기 위해 제멋대로 조사만 급급한 나머지 파견된 조사단끼리도 싸움이 붙은뒤 곧바로 무장한 군인들이 출동.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 젊은이. 내 친구도, 친구의 가족도, 아내와 자식도... 그 길로 깨끗이 손을 털어버렸다네. 이젠 내 죽음만 기다리는 중이지. 자살을 시도했었으나 그간 지은 죄 값을 갚으란 하늘의 계시인지 쉽사리 보내주지 않더군. 전쟁이 나면 결국 누가 남을 것 같은가? 아무도 남지 않아. 자네도 빨리 도망쳐. 자넨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자네에게 관심이 있어. 이미 시작된 전쟁에서, 하루빨리 멀어지게.

 

 

 

 

 

최초의 픽서 비무장지대에서 만난 전(카네토 소속 군인과의 인터뷰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 난 어린 아이에게 군복을 입힌 사람이 누구냐고 호통을 쳤었지. 그런데 그 소년의 옆에 있던 소위가 나보고 예를 갖추라 하더군. 그래서 계급장을 봤지. 믿을 수 있겠나? 8살도 안되어 보이는 어린 남자아이의 계급은 중령이었다네. 소문은 들었지만 저 소년이 우리의 비밀병기일 줄은. 자네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군. 그래. 그렇지만 사실이야. 바빌라 전투를 알고 있나? 그래. 그 전투를 뒤집은 것이 바로 그 소년이었네. 그래. 우리는 전멸 직전 이었지. 10개 소대 중 남은 소대는 내가 있던 32소대를 포함해 셋 뿐 이었으니까. 지는 싸움이란 걸 알고 있었네. 그럼에도 싸울 수 밖 에 없었지. 군인으로써 시민을 지켜야 하지 않겠나. 아무튼, 자신을 프리데릭 이라 밝힌 아이는 이곳에서 기다리란 말을 하고는 2명의 소위와 함께 지도를 보더니 손을 들더군.

 기적을 보았네. 그건 정말 기적이란 단어가 아니고선 표현할 방법이 없어. 적 부대를 그대로 들어 올린 것을 기적이 아니고 뭐라 말해야 하겠는가?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나? 하하.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자네는 픽서를 본 적 없는 게로군. 어떻게 되었냐니,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래. 압도적인 승리였지. 그 소년의 유무로 결과가 판가름 났다네. 그렇게 우리의 승리가 확정되는 줄 알았지.그러나 샤를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네. 어떻게든 그를 죽이려고 사람들을 보냈지.

 그래. 결국 소년은 죽었네. 처참하게, 흔적도 남지 않았지. 죽이기 위해서, 지키기 위해서 입은 피해는 막대했네. 우리 뿐 만이 아니야. 동맹국들도 얻은 것은 없었지. 상처 뿐인 전쟁이었네. 처음엔 경제가 살아난다며 좋아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전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네. 아무것도.

 

 

 

 

 

 

 

퍼져가는 불행의 씨앗 쉘터 근처를 기웃거리던 한 여인과의 인터뷰

 우리나라는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어. 남의 전쟁에 새우등 터질 일 있냐? 그곳이 하루 이틀 싸운 것도 아니고. 침묵을 지키면서 전쟁이 끝나길 기다렸지. 하하.. 문을 닫고 전쟁이 끝나길 기다리는데 점점 상황이 이상해지던데. 적당히 라는 걸 모르는 듯 했어. , 자기 나라 상태가 좋지 않으면 휴전을 하던 항복을 하던 멈추는 게 정상 아냐? 싸움에 미친개들 같다니까. 그러니까 그 꼴이 나지. 픽서? 내가 알 바 아니지.죽은 망령보다 산 사람이 더 무서운 걸.

 전쟁으로 나라를 잃고, 고향을 잃은 사람이 넘쳐났어. 국가가 자신들을 돌보지 않으니 다른 나라로 피난을 가는 사람들이 늘었지. 우리나라로 온 사람들도 많았어. 처음엔 받아주려고 했지. 근데 말야, 사건이 터졌어. 다른 나라에 들어간 피난민들이 원래 살던 사람의 집을 내쫓고 쏴죽인 사건이 발생 한 거야. 대단하지 않아? 남의 집에 와선 실례 합니다~ 하룻밤만 재워주세요. 하길래 들여온 손님이 집 주인을 쏴죽이고 그 집을 차지한 꼴이라니! 그 사건을 보고 우리나라는 더이상 피난민을 받아주지 않았어. 그랬더니 국경에서 피난민들이 시위를 하는 거야. 근데 재미난 건 말야, 그 사건을 보고도 피난민을 받아줘야 한다고 시위하던 국민들이였지. ~ 정말. 안이고 밖이고 난리도 아니었다니까.

 결국 어떻게 되었냐니. 넌 어디서 온 사람인데 그걸 묻냐? 멀쩡했으면 내가 너한테 통조림 캔 두 개 받는 대가로 이런 이야기를 해주겠어?피난민들이랑 군인들이랑 충돌하고, 시위하던 사람들이랑 안에서 살던 사람들이랑 싸우고... 개판 된거지. , 전쟁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참 무섭더라. 난 아직도 시체를 보면 덜덜 떨리는데 아무렇지 않게 총을 쏘는 모습이 참. 난 레지스탕스는 못될 것 같아. 사람을 어떻게 죽여. , 쉘터에 들어가면 밥 걱정 안하고 살 수 있을텐데. 어디 개구멍 없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무장지대에서 생존자 여인과의 인터뷰

 세상은 말하죠, 전쟁은 모두 끝이 났다고. 하지만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그 어느 누가 '드디어 전쟁이 끝났습니다!' 하고 기뻐하는 이가 있는지.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전쟁 중과 동일한, 아니. 더한 괴로움이 묻어나고 있는데 말이죠. '우리'에겐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당장이라도 모아 놓은 식량을 약탈당할 수도 있고, 겨우 찾은 보금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어요. 가족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죠.

 전쟁이 끝났다고 정의 하는 사람들은 누구죠? 전쟁 중에 이득을 얻었던 아니, 지금도 얻고 있는 자들 아닌가요. 그래요. 예를 들자면 자기들만 살겠다고 둥지를 지어 숨어버린 쉘터놈들? 전쟁 후에 나라를 세우겠다고 설치는 레지스탕스라고 하는 놈들? 둘 다 똑같은 놈들이에요. 자기이득만 챙기려는 더러운.

 ...얘기가 길어졌네요. 이만 돌아가야해요. 동생이 기다리고 있어서. 왜 자꾸 붙들어요! , 동생 얘길 들려달라구요? 그 잘난 전쟁으로 끝났다는 전쟁 이후에 쉘터와 레지스탕스 분쟁에 휘말려 내 동생은 다리를 잃었어! 그래놓고 전쟁이 끝나 평화가 왔다고? 개소리 집어 치우라고 하시지!

 

 

 

 

 

실패한 쉘터, 윌더니스 자신을 천재 공학자라 밝힌 남자와의 인터뷰

 모든 쉘터가 성공한 것은 아니지. 생각해보게. 자네가 밖으로 나가이제부터 이 구역은 쉘터 입니다! 우리 한번 잘 살아보아요!” 하면 누가 오겠는가? 전쟁 영웅이 아닌 이상 어렵지. 케테르 말인가? 그곳은 예외라고 두지. 아주 특별한 예외야. 이전에 그에게 쉘터건립계획을 들었다네. 헛된 망상이라 생각했지. 하지만 그는 성공시켰어. 그러고 보니 자네.. 그와 닮은 눈을 하고 있군. 에메랄드 같은... 하하.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빠졌군. 그래. 윌더니스는 실패한 쉘터라 생각하게나. 사람이 살지 않는 쉘터는 쉘터가 아니지. 그곳을 세운 자는 실종되었다네. 그자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군. 작은 덩치의 남자라는 건 기억난다만. 왜 실패했는지 궁금한가? 처음은 순조로웠지.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끼리 싸움이 났다네. 위계질서가 잡히지 않았으니 결국 예정된 결말이었지. 지금은 몇 안 되는 사람들만 살고 있다더군. 다른 빈민촌처럼 그곳도 그렇게 변할 것 같네만.. 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게야. 레지스탕스들이 그곳을 노린다는 소문이 있거든.

 

 

CLOSE